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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9, 23:45 - 00:15

페페이 2021. 1. 20. 00:15

 

 

 

 깨지 않는 꿈은 없다.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시간을 멈출 수는 없다. 얼어붙어 창백하게 어그러져가는 창유리 위로 서리의 결만 선명해간다. 유빙들이 치받으며 내지르는 기성의 기록이다. 천지를 뒤덮은 잿빛은 가실 기미가 없다. 오늘도 두텁게 깔린 눈구름 아래 수면은 액사한다. 푸른빛조차 잃은 파도는 투명하게 그늘을 내비친다. 거뭇하게 잠긴 파도 위로 흰 거품이 괴괴하게 흐른다. 강설하지 않는 정적의 정경은 진즉부터 색을 잃었다. 불온을 쑤군거리던 외인들조차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호흡을 감추고 불씨를 꺼트린 채 마른 나무토막 밑으로 몸을 숨겼다. 동토의 족하에는 외경하는 시선들이 겨울을 버티려 엉겨든 벌레마냥 바글거렸다. 이내 그마저도 잦아든 후에는. 벌어진 아가리 깊은 곳에서 들척지근한 군내가 꽃을 대신해 사방에 번져들었다. 죽은 봄이 돌아오지 않음은 옳았으나 이 겨울이 어느 축에서 도려내진 채 문드러지고 있음 또한 부정할 수 없었다. 생을 가늠할 잣대는 이부자리에 틀어 박힌 자아의 각성 뿐이나, 거듭되는 몽중몽이라 한다면 물러설 수도 나아갈 수도 없이 붙박혀 동사할 따름이다. 희게 질린 숨을 뱉는다. 거멓게 죽은 입술을 사려 문다. 움켜쥔 손마디 사이로 오한과 환각이 바스라진다. 기실 시원을 알 수 없으니 종착 또한 불명으로 귀결된다. 일렬로 늘어선 붕빙들이 수평을 횡단한다. 정의되지 않는 혼돈은 찰나간 소강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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